"완전 충격이지만"…충격 방출에 아내도 통곡했다, 켈리 가족에게 LG는 전부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우리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으며, 매우 슬펐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LG 트윈스의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가 팀과의 결별을 확정짓고 마운드에 나선 날입니다. 이날, 켈리는 경기 전부터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그의 아내 아리엘 켈리도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켈리 부부의 눈물은 단순한 개인의 슬픔을 넘어, 2019년부터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LG 트윈스 동료들까지도 함께 울게 만들었습니다. 이 날, 하늘에서 내리는 폭우는 마치 켈리와 LG 동료들의 깊은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켈리는 2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였습니다. 이날 경기는 그의 마지막 경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19일 새벽, 새로운 외국인 투수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총액 44만 달러, 약 6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켈리에게 방출을 통보했습니다. 구단은 켈리가 마지막으로 고별전을 치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었고, 켈리는 팬들의 응원 속에서 잠실야구장에서 멋지게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은 달랐습니다. 켈리는 2⅔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개인 통산 74번째 승리를 향해 순항하던 중, 폭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었습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그라운드 정비가 시작되기까지 1시간 30여 분이 흐르면서 켈리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켈리는 그 시간 동안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몸을 풀며, 염경엽 LG 감독에게 "3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만이라도 내가 책임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경기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1시간 39분 뒤 우천 노게임 선언이 내려졌습니다.

켈리는 준비한 마지막 등판이 끝난 후,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1루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하며, 빗속에서도 LG 팬들과 두산 원정 팬들에게 차례로 인사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포수 박동원, 김현수, 오지환 등 동료 선수들 모두 켈리와 함께 울며 그 순간을 공유했습니다. 또한, 켈리는 구단이 준비한 고별 행사 동안에도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습니다.

켈리는 고별 행사와 관련하여 "정말 놀라웠습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특별한 고별식을 가진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5년 반 동안 이곳에서 함께한 모든 분들, 그리고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별식이 열린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지만, 행사가 시작되자 눈물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비가 많이 내렸지만, 팬들이 기다려 주시고 남아주셔서 그 순간은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이 행사를 기획해 주신 프런트와 동료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켈리는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에 대해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비록 웃기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음식 주문법과 커피 주문에서의 실수를 동료들이 잘 가르쳐 주었죠. 5년 반 동안 함께하며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제 자녀들과 동료들의 자녀들이 친구가 되어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영상 통화를 자주 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LG 선수로서의 마지막이지만, 계속 연락하고 지낼 수 있어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아내 아리엘 켈리는 SNS를 통해 감동적인 글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내 멋진 남편에게,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방출 소식에 완전히 충격받았고 슬펐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것입니다. LG를 향한 당신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충성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당신은 이 팀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지난 5년 반 동안 우리의 집이기도 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녀는 "이 경기가 LG에서의 마지막 투구라는 사실이 당신에게 얼마나 슬플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젯밤, 당신이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서 LG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 것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동료들을 정말 사랑했으며, 팬들을 위해서도 더 던지고 싶어 했습니다. 나는 그런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