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완투승이 없냐"…'110구 완투승' 원태인, 왜 정민태 코치 떠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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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5년 동안 선발 투수로 활약하면서 완투승이 없었다니."
삼성 라이온즈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4-3으로 승리했습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원태인(24)은 9이닝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두었습니다.
경기 초반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에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원태인은 1회초 최정에게 몸에 맞는 공,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한유섬에게 중앙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맞았습니다. 선취점을 SSG에 내줬으나, 원태인은 이후 더 이상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마운드를 지켰습니다.
삼성 타선도 원태인의 피칭에 응답했습니다. 상대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호투에 막혔던 삼성은 6회말 김지찬의 좌전 안타와 이재현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강민호가 1타점 우월 2루타를 날려 추격의 물꼬를 텄습니다. 8회말 윤정빈이 SSG 필승조 핵심 멤버 노경은이 던진 초구 144km짜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선 원태인은 최지훈에게 3루 내야 안타, 정준재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여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최정에게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에레디아는 3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2,3루 상황에서 한유섬을 맞닥뜨린 원태인은 이번에는 패스트볼로 삼진을 솎아냈습니다.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원태인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마친 원태인은 더그아웃에서 마지막 공격을 지켜봤습니다. 이성규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병현에게 솔로 홈런을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속타자 김영웅이 2루수 김성현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습니다. 류지혁은 바뀐 투수 이로운에게 번트를 대어 김영웅을 2루로 보냈고, 삼성은 끝내기 찬스를 잡았습니다. 김지찬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했으며, 윤정빈도 볼넷을 골라 만루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재현 타석에서 폭투가 나왔고, 공이 뒤로 빠진 사이 3루 주자 김영웅이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습니다. 원태인도 그라운드에 뛰어 나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경기를 마친 원태인은 "오늘 경기는 제 인생에서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제게 정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1회 한유섬에게 스리런을 맞아 속상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 들어가자마자 팀 동료들에게 '오늘 끝까지 간다'고 말했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말이었지만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쁩니다. 끝까지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라고 웃었습니다.
9회초, 무사 1,2루의 위기에 처했을 때 정대현 투수 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습니다. 이 방문은 교체 의도가 아닌 타이밍을 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원태인은 "코치님이 올라오실 때 주심에게 공을 안 받고 제 쪽으로 오셨습니다. 사실 바꿀 것 같지 않았습니다. 코치님께서 '여기까지 온 거 점수를 내줘도 네가 맞는 게 맞다'고 하셨고, '점수를 내줄 때까지 바꾸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열심히 던져봐'라는 말이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코치님들이 저를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홈런을 맞았던 한유섬을 상대하며 결정적인 순간 삼진을 잡아낸 원태인은 "사실 3회부터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기 시작했습니다. 7회부터는 패스트볼을 던질 때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어떤 공을 던져도 안 맞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위기에서 한유섬을 다시 만났는데, 강민호 포수가 올라오더니 자동 고의 4구를 내자고 하는 줄 알았지만 승부를 하자고 하더군요. 1회 한유섬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이번에도 승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전력을 다해 던졌고, 삼진으로 끝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완투승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 원태인은 "이성규가 홈런을 칠 때, 맞는 순간 공이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 수 없는 경기라고 생각했죠. 공이 날아가는 게 너무 예쁘더군요. 만루 상황에서도 이재현을 믿었습니다. 앞선 타석에서는 이재현이 안타를 못 쳤지만, 승부욕이 강한 선수입니다. 와일드 피치로 경기가 끝났습니다"라며 "완투패를 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타자들이 경기를 뒤집어줄 것이라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동료들을 추켜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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