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140㎞ 직구로 KBO 통산 최다 탈삼진이라니 "저도 150㎞ 던지고 싶죠, 하지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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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광주, 이상학 기자] 양현종(36·KIA 타이거즈), 나이가 많은 데다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KBO 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새겼습니다. 그 배경에는 자신과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 강력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양현종은 8월 21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KIA의 6-5 역전승을 이끌었습니다. 이 승리로 KIA는 5연승을 기록하며 69승 2무 46패를 기록,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를 6경기로 벌렸습니다.
이날 양현종은 KBO 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2046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던 양현종은 3회 초 2사 1루에서 윤동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송진우 전 코치의 통산 2048탈삼진 기록을 넘어 KBO 리그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삼진을 4개 추가해 통산 탈삼진 기록을 2053개로 늘렸습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라 생각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정말 뜻깊은 기록으로 남겠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정민철 해설위원님이 나중에 은퇴하고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아직 현역이므로 새로운 기록을 위해 계속 달려가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양현종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후 2007년 KIA에 입단, 같은 해 4월 12일 무등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첫 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2016년 7월 2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1000탈삼진, 2019년 8월 2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500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커리어 내내 탈삼진왕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14년 165개입니다.
양현종은 "어릴 때 삼진을 많이 잡기도 했지만, 삼진에 대해 큰 욕심은 없다. 은퇴하기 전에는 한 번쯤 탈삼진왕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삼진은 많은 이닝을 던지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프지 않으면 은퇴하기 전까지 송진우 선배님의 이닝 기록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전성기 시절처럼 상대를 직구로 제압하기 어렵지만, 양현종은 현실을 인정하고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던 양현종도 올해는 평균 직구 구속이 140.2㎞에 불과합니다. 이날 기록을 세운 공도 시속 143㎞의 느린 공이었습니다.
양현종은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 같다. 예전처럼 강속구를 던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신체적으로나 여러 부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강약 조절을 몸에 익히고 경험을 쌓은 것이 나타난 것 같다. (류)현진이 형도 전처럼 강속구를 던지지 못해 메커니즘과 로케이션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현종이 이날 달성한 기록은 통산 기록에 그치지 않습니다. 1회 초 황성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KBO 리그 역대 3번째 10시즌 연속 100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2014시즌부터 이어온 연속 170이닝 기록은 26이닝만 더 던지면 10시즌을 돌파하며 양현종만이 세운 대기록입니다.
양현종의 어마어마한 누적 기록 뒤에는 이강철 감독이 투수 코치 시절부터 강조해온 가르침과 자신만의 루틴을 10년 가까이 지켜온 노력이 있었습니다. KIA 이범호 감독도 더운 날씨에도 변함없이 러닝을 하는 양현종에게 감탄한 바 있습니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이 내가 선발 투수로 완성되지 않았을 때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선배님들도 나이가 들면 몸의 스피드가 떨어진다고 하셔서 최대한 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 러닝을 하고 있다. 힘들지만, 이걸 안 하면 아프다고 항상 생각해서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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