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손 별세에 추모 물결…베컴 "진정한 신사…영원히 감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스웨덴 출신의 축구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향한 축구계의 깊은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릭손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알려져 있으며, 벤피카(포르투갈), AS 로마, 라치오(이탈리아),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잉글랜드), 멕시코 대표팀 등을 지휘한 바 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26일,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에릭손 감독과 함께했던 축구 스타들은 그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명장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에릭손 감독과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의 '황금 세대'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베컴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월, 투병 중인 에릭손 감독을 만난 영상을 게시하며 추모의 글을 남겼습니다. 베컴은 "당신은 항상 열정적이고 배려심 깊으며 침착한, 진정한 신사였다"며 "그런 모습에 감사드리며, 함께 했던 마지막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에릭손 감독의 지휘 아래 17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했던 웨인 루니도 추모에 동참했습니다. 루니는 자신의 SNS에 "편히 쉬세요 감독님. 정말 특별하신 분이었다"며 "나를 도와주고 지도했던 모든 기억에 감사드린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애도했습니다. 루니는 2003년 2월 12일, 17세 111일의 나이로 호주와의 평가전 후반에 에릭손 감독의 지시를 받고 교체 출전해 잉글랜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에릭손 감독 지휘 아래 대표팀에서 활약한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도 추모의 말을 전했습니다. 크라우치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 많은 이가 나의 가능성을 의심할 때 에릭손 감독이 나를 대표팀에 데뷔시켜 주셨다"고 회상했습니다. 크라우치는 2005년 5월, 에릭손 감독의 선택을 받고 잉글랜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후 데뷔전을 치르며 핵심 공격수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해리 케인(뮌헨)도 추모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케인은 BBC를 통해 "에릭손 감독과 함께 뛰어볼 특권을 누리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뛰었던 많은 이들이 그를 얼마나 존경하고 좋아했는지 알고 있다"며 "그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에릭손 감독의 사망 소식에 슬픔을 금치 못한다"며 "에릭손 감독은 위대한 혁신가이자 아름다운 경기의 진정한 대표였다. FIFA를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에릭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맨체스터 시티는 "편히 쉬소서"라는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AS 로마는 "차오(CIAO) 스벤"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또한, 현지시간 26일 펼쳐진 베로나와 유벤투스의 2024-2025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2라운드 경기에서는 킥오프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이 에릭손 감독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