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정몽규 4연임 승인 불허…홍명보 선임, 다시 공정한 절차 거쳐야"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연임을 강행할 경우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 회장에게 거취 결단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여러 지적을 통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기보다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훨씬 명예롭지 않겠냐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정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당장 사퇴하겠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잘 정리해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지금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추측했습니다.

현안 질의에서 정 회장은 4선 연임에 도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심사숙고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원칙적으로 두 번 이상 못 하게 되어 있다. 3연임할 때도 스포츠공정위원회 허가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에도 똑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에 "3연임, 4연임은 문제가 있으니 이 부분을 시정해달라"고 권고했으며,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시 한번 시정명령을 하고, 선거가 끝난 뒤 승인 불허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유 장관은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정 회장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거다. 원래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두 번만 할 수 있는데,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허락을 해 3연임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4연임을 하려면 다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고, 요즘 국민 여론을 들어보면 정 회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회장은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을 처음 맡아 올해 세 번째 임기가 끝납니다. 그는 아직 공개석상에서 4선 도전 여부를 밝힌 적은 없지만,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에 선출되면서 4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지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4일 국회 질의에서 정 회장은 4선 연임 도전 의지를 묻는 질문에 "내 모든 축구 관련 활동에 대해 4선 연임으로 말씀하신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내 거취 문제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생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 회장의 사퇴 의사를 물었으나, 그는 "말씀 잘 새겨듣겠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유 장관은 홍 감독에 대해 "정당한 절차를 통과해서 선임되는 것이 좋다"며, "감사를 통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선임이 확인되면 다시 공정한 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해야 국민과 팬들이 납득할 것"이라며 "홍명보 감독도 훨씬 더 정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 지난 7월 중순 축구협회 운영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겠다며 축구협회 감사에 착수했으며, 다음 달 2일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