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1차지명→다승 공동 1위 해냈는데…왜 “나는 원태인보다 한 단계 아래”라고 했을까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나란히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곽빈 선수, 현재 24세로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선수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곽빈 선수는 스스로를 “원태인보다 한 단계 아래 있는 선수”라고 언급하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배명고등학교 시절 오타니 쇼헤이 선수로 불렸던 곽빈 선수는 2018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습니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과 2년간의 재활을 거친 뒤 2021 시즌에 복귀하여, 2022 시즌에는 8승을 기록하며 2023 시즌에는 KBO리그의 정상급 선발 자원으로 성장했습니다. 23경기에서 127⅓이닝 동안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습니다. 이로써 곽빈 선수는 LG 트윈스의 임찬규 선수에 이어 토종 다승 2위에 올랐습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곽빈 선수는 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 등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하며 태극마크를 새겼습니다. 2024 시즌에는 더욱 발전된 구위와 제구력을 바탕으로 30경기에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1선발로 활약했습니다. 지난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 선수와 공동 다승왕을 확정짓게 됩니다. 이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일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곽빈 선수는 “이번 시즌 또한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가을야구가 끝날 때까지 계속 나가면 더 많이 배울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또한 “처음으로 30경기를 던졌는데, 선발투수로서의 몸 관리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많이 알게 된 시즌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데뷔 첫 다승왕을 차지한 소감에 대해 곽빈 선수는 “처음에는 다승왕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 원태인이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인 다승왕이 정말 오랜만이라 기쁘고, 특히 올해 같은 타고투저 시즌에 원태인과 함께 토종 다승왕을 차지하게 되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곽빈 선수는 원태인 선수와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소감을 묻자 “겸손한 게 아니라 난 아직 원태인보다 한 단계 더 레벨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원태인은 입단 때부터 꾸준히 던졌고, 난 이제 4년 차다. 원태인은 6년 가까이 풀로 던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원태인은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를 쓰고, 나는 투수 친화적인 잠실을 쓴다. 실력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024 시즌 15승을 거둔 곽빈 선수는 오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의 선발로 낙점됐습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곽빈은 15승 투수다. 초반에 흔들릴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는 그를 믿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곽빈 선수는 “90%는 재미있을 것 같고 10%는 걱정된다. 1차전 부담이 없진 않지만, 4위라서 마음은 더 편하다”며 “2차전을 이기면 되니까, 그동안 가을야구에서 1차전 선발로 나왔던 경험을 살리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