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이 대수냐!' 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 부름 받은 이승우 "이 시간만을 기다렸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주장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까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드디어 차례가 돌아온 이승우(전북 현대)가 국가대표팀에 복귀했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이승우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기차를 타고 용인으로 향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일, 부상으로 아웃된 황희찬과 엄지성의 대체 선수로 이승우와 문선민(이상 전북)을 발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황희찬은 10일 요르단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의해 왼쪽 발목을 다쳤고, 코칭스태프에 업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그는 휠체어에 탄 채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교체 출전한 엄지성마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축구 대표팀은 이승우와 문선민을 용인으로 호출했습니다. 특히 이승우의 국가대표팀 복귀는 2019년 6월 이후 무려 5년 4개월 만입니다. 문선민은 올해 초 아시안컵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한 번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활약했던 이승우는 이후 엘라스 베로나 FC, 신트트라위던 VV, 수원 FC, 전북 등을 거쳤습니다. 그는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아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교체 명단에 올랐고, 2019년까지 A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교체로 출전했으며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벤투 전 감독의 후임인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하에서는 발탁되지 않았고, 임시 감독인 황선홍 대전 감독과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도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홍명보 감독 하에 이승우에게 드디어 재발탁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승우는 11일 늦은 오후 국가대표팀 발탁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문선민과 함께 KTX 입석표를 구매해 급히 용인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는 당시 "맨 뒷 칸에서 캐리어와 함께 쪼그려앉아서 조용히 왔다"고 전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파란 국가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승우는 12일 훈련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출전한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고 싶다.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짜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수원FC를 거쳐 전북에서 활약하며 국내 무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수원FC에서는 두 시즌 동안 89경기 34골 8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이승우는 "북중미 월드컵까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하루하루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 이 특별한 곳에 정말 오랜만에 왔다"며 "최선을 다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