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은 진짜 다르다? 왜 30-30 타자들은 MVP를 받지 못했나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올 시즌 KBO 리그의 MVP가 누구로 선정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영광의 주인공은 오는 26일 공개됩니다.

KBO는 26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 을 개최합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MVP, 신인왕, 수비상, 심판상 등의 수상자를 발표하며, 투·타 개인 부문 1위 선수들에 대한 시상도 진행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단연 MVP입니다. 올해 MVP 후보로는 개인 성적 부문 1위 선수들과 한국야구기자회에서 선정한 적격 선수들 중 총 18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후보 명단에는 KIA의 제임스 네일, 정해영, 김도영, 삼성의 원태인, 구자욱, LG의 오스틴 딘, 홍창기, 두산의 곽빈, 조수행, KT의 박영현, 멜 로하스 주니어, SSG의 노경은,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정,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 NC의 카일 하트, 맷 데이비슨, 키움의 아리엘 후라도가 포함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MVP 수상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김도영 (KIA)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47, 출루율 .420, 장타율 .647, OPS 1.06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KBO 역사상 최초로 한 달 동안 10홈런과 1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더불어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로 30홈런-30도루 기록을 세우며, 한 시즌 최다 득점(143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역대 유일한 40홈런-40도루 대기록을 세운 에릭 테임즈가 2015년 MVP를 수상했던 것과 달리, 30-30 클럽에 이름을 올린 다른 선수들은 정작 MVP와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1996년, 박재홍은 프로 데뷔 첫해 30-30 클럽에 가입하며 타율 .295, 30홈런, 108타점, 36도루를 기록했으나 MVP 대신 신인왕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당시 MVP는 구대성이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이라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가져갔습니다. 

이종범 또한 1997년 타율 .324, 30홈런, 74타점, 64도루를 기록하며 30-60 대기록을 세웠으나, 이승엽이 타율 .329, 32홈런, 114타점으로 타격 주요 부문을 휩쓸며 MVP를 차지했습니다. 

그 후에도 30-30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더 컸던 다른 선수들에게 MVP를 내주었습니다. 1999년에는 30-30을 달성한 3명의 선수가 나왔지만, 이승엽이 54홈런으로 50홈런 시대를 열며 독주를 이어갔습니다.

그렇다면 김도영의 경우는 어떨까요? 김도영은 이번 시즌 득점과 장타율 부문 1위를 차지했지만, 타격 3위, 최다안타 3위, 홈런 2위, 타점 7위, 도루 6위라는 기록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그가 시즌 내내 보여준 존재감과 임팩트는 대단했습니다. 특히 30-30 달성 이후 역대 2번째, 그리고 토종 선수로는 최초로 40-40에 도전한 점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록 홈런 2개가 부족해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38홈런-40도루라는 기록은 국내 선수로서는 최초였습니다.

과연 김도영이 26일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