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43년 역사상 최초 기록 터졌다, '4시간 열광→대역전패' 롯데팬들 줄줄이 떠났다…"영광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KBO리그 최초 기록에 이름을 함께 올리게 돼 기분 좋고 영광이네요."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37)와 주장 양석환(33)이 1982년 KBO리그 출범 이래 역대 최초 기록을 남기며 롯데 자이언츠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두산은 3일 잠실에서 롯데와의 경기에서 13-8로 대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2이닝 동안 6실점으로 막판에 무너졌지만, 양의지와 양석환의 맹활약 덕분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4번 타자 양의지는 3타수 2안타(2홈런)와 2볼넷을 기록하며 6타점을 올렸고, 6번 타자 양석환은 5타수 4안타(1홈런)와 5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양석환과 양의지는 이날 각각 5회와 8회에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잠실야구장에서 한 경기에서 만루 홈런이 2개나 터진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경기장에 있던 롯데 팬들은 8회 양의지의 만루 홈런 이후로 패배를 직감한 듯이 줄줄이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기의 관중 수는 1만9727명이었습니다. 만원 관중을 기록은 못 했지만, 3루 원정 응원석까지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2번째 만루 홈런 이후로는 3루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가 비어 있었습니다.

알칸타라에 이어서 박세웅까지 양팀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접전이 펼쳐졌습니다. 알칸타라는 2이닝 동안 61구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하며 6실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렸습니다. 이후 박세웅 역시 타선이 초반에 6점을 안겨 줬지만, 4이닝 동안 90구를 던져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하며 6실점을 허용하면서 승리 투수의 자격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무너진 탓에 두 팀 전체에서 불펜 투수 13명이 나와 강제 총력전이 벌어졌습니다.

0-6으로 뒤진 2회 말, 양석환이 두산의 반격을 알렸습니다. 2사 후 양석환이 좌익수 왼쪽으로 2루타를 날리고, 강승호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1-6으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3회 말에는 양의지가 나섰습니다. 2사 후 라모스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양의지가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려 3-6으로 점수를 좁혔습니다. 양의지는 볼카운트 1-1에서 박세웅의 낮은 커브를 걷어올려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이 홈런으로 양의지는 KBO 역대 14번째, 포수로는 역대 4번째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주장 양석환이 5회 말에 만루 홈런을 터트리면서 박세웅을 울렸습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라모스의 우전 안타와 양의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되자, 롯데는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김상수를 투입했습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 상황을 승부처로 판단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흐름이 쉽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박세웅과 알칸타라 등 선발 투수들이 연이은 무너짐으로 불펜 투수들도 총출동하는 강한 경기가 전개되었습니다.

특히 양석환은 결정적인 순간에 만루 홈런을 때려서 7-6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그는 시즌 19호포로 개인 통산 7번째 만루 홈런을 기록하며 팀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후에도 두산은 양의지의 홈런으로 리드를 넓혔고, 롯데는 다시 점수를 따라가려 했지만 결국 13-8로 두산이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경기 후 양석환은 "최초의 기록을 세우는 것은 항상 기분 좋습니다. 이번 기록이 특히 팀에 중요한 날에 나와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양의지 형과 함께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의지 역시 "KBO리그 최초의 기록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기쁘고 영광입니다. 전반기 막판에 좋은 성적을 남겼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힘줘 말했습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번 경기는 초반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힘을 모아 역전 승을 이끌어냈습니다.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