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잡아먹는’ 이정효 감독, 승리 수당으로만 K리그1 우승 상금 벌었다…‘자기의 것’이 있기에 가능한 이유 있는 돌풍[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아시아 축구의 정점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광주는 지난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그룹 리그 5차전에서 중국 상하이 선화를 1-0으로 제압하며 승점 12점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광주는 4승 1패로 그룹 2위에 올라 있으며, 선두 비셀 고베(일본, 승점 13)와는 불과 1점 차입니다.

광주의 성과는 말 그대로 ‘돌풍’입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9위에 머문 팀이 아시아 무대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겁니다.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 제한된 선수단과 예산 등을 감안할 때 믿기 어려운 성과입니다. 반면, 같은 K리그의 포항 스틸러스(10위), 울산HD(12위) 등은 극도로 부진하며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입니다.

특히, 광주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리그 스테이지 한 경기 승리로 지급되는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3950만 원)로, 현재까지 40만 달러(약 5억5800만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이는 K리그1 우승 상금(5억 원)을 상회하는 금액입니다. 여기에 참가비 80만 달러(약 11억1600만 원)까지 더하면 총 120만 달러(약 16억7400만 원)를 확보했습니다. 앞으로도 리그 스테이지 3경기와 토너먼트 라운드가 남아 있어 추가적인 수익이 기대됩니다.

광주의 이러한 돌풍은 단순한 행운이 아닙니다. 이정효 감독은 2022년 K리그2 우승 및 승격, 2023년 K리그1 3위라는 성과를 통해 지도력을 입증했지만, 올해 K리그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술이 상대에게 분석된 탓입니다. K리그 감독들은 상대의 강점을 차단하는 데 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제 무대는 다릅니다. 상대 팀들이 광주와 처음 대결하는 만큼 전술 분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광주의 독특한 스타일은 상대를 당황케 했습니다.

광주의 유일한 패배는 비셀 고베와의 경기였으며, 그 외의 팀들은 광주의 압도적인 경기력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정효 감독의 가치는 이러한 점에서 빛납니다. 그는 K리그에서도 자신만의 명확한 축구 철학을 고수하며 ‘광주 스타일’을 만들어 냈습니다. 단순히 상대를 무력화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자신만의 축구를 펼치며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가 광주를 K리그1으로 승격시켰을 때는 1부 리그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3위에 올랐을 때도 일부는 "3년 차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광주를 안정적으로 잔류시켰고, 이제는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으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 이정효 감독을 평가절하할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그의 지도력은 광주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