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에 두산 3루수 영입→황재균 포지션 변경 선언…박병호 밀어낸 1루수, 또 지긋지긋한 경쟁이다

[OSEN=이후광 기자] 올해 홈런 17개를 기록하며 '미완의 우타 거포'라는 평가를 받은 문상철(KT 위즈). 그의 활약으로 내년 시즌 1루수 자리가 비교적 수월하게 마련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KT의 부동의 3루수 황재균이 포지션 전향을 선언한 것입니다. 황재균이 1루수로 나설 경우, 문상철은 커리어하이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황재균은 지난 1일 열린 ‘선수협 시상식’에서 리얼글러브 어워드 최고의 3루수로 선정된 후, 수상소감을 말하며 3루수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 상을 받으러 이 자리에 서는 게 의아하긴 하지만, 선수들이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다른 포지션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는 1루수와 2루수로 동시에 도전할 계획을 전하며, 특히 1루수 경쟁에 더 많은 가능성을 두고 연습을 통해 적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지명된 베테랑 선수로, 19년을 맞이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1군 통산 2088경기 중 1860경기를 3루수로 출전하며, 그의 커리어의 80%를 핫코너에서 보냈습니다. 특히 2018년 KT에 입단한 후에는 7184이닝을 소화하며 부동의 3루수로 활약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KT는 FA 시장에서 2018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특급 3루수 허경민과 4년 40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황재균의 1루수 전향 가능성을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황재균은 "허경민이 나보다 좋은 3루수라서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한편, KT의 1루수 자리는 우타 문상철과 좌타 오재일의 플래툰 기용이 예상됐습니다. 문상철은 데뷔 10년 만에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125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 17홈런, 58타점, 50득점, 장타율 .435를 기록하며 강력한 1루수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문상철은 지난해 5월, '국민거포' 박병호의 트레이드를 가능케 한 장본인으로, 박병호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트레이드를 요청, KT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교환을 통해 오재일을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문상철의 기량 향상 덕분에 가능했던 트레이드였지만, 이제 황재균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며 내년 시즌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황재균은 탄탄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선수로,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문상철에게 추가적인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프로야구에서는 기량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부상 없는 플레이이기 때문에, 감독의 기용 우선순위는 건강한 선수를 우선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문상철은 올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고,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그 기세를 이어가야 할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은 문상철이 박힌 돌, 황재균이 굴러온 돌인 상황으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